노가다, 앵벌이, 쌀먹 이펙트

Grinding, Farming, Play to Earn Effect (2023~)


게임(MMORPG)내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쌀먹)에 주목하고 그 노동을 기록, 증명, 발견하는 용도로서 사진의 역할을 기대하며 작업을 진행했다. 


오래전부터 게임에서 반복적으로 게임 재화, 아이템 또는 경험치를 얻기 위한 행위를 노가다, 앵벌이로 비하해서 부르곤 했고 현재는 "쌀먹"이라는 표현으로 존재한다. 게임에서의 활동이 법적 노동가치를 환산하는 최저임금의 수준을 상회하는 현재, 나는 이것을 노동에 준하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라고 가정했다.


<노가다, 앵벌이, 쌀먹 이펙트>는 MMORPG에서 재화를 얻기 위해 몬스터를 공격할 때 발생하는 타격 효과(Hit Effect)를 필름카메라로 다중노출한 사진이다. Hit effect는 몬스터에게 데미지가 적중했음을 증명하며 몬스터가 게임재화(게임머니, 아이템)를 떨어트리기 직전의 시각효과다. 이 효과를 중첩시켜 촬영하는 과정은 노동의 반복성과도 유비된다. 이 과정에서 촬영자가 모니터를 바라보며 변칙적으로 취하는 거리, 방향, 초점, 조리개 값에 따라 카메라의 광학적 원리에 의해 일정하지 않은 효과와 필름의 고유한 특성이 사진을 통해 발현된다. 


실물로 프린트된 작업에서 발견한 디지털 픽셀(가상)과 필름 입자(현실)의 중첩을 통해 뒤섞여버린 현실(가상노동=현실노동)을 마주한 사진의 매체적 한계를 마주하는 상상을 하며 작업을 진행했다. 





<사냥, 채굴, 노동의 이펙트> pigment print, 135x108cm,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