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s, Sand, Snow Man> (2021-2022)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의 작업 공간 내 편의를 위해 제공된 ‘투명 레이어’를 리사이즈 작업하고 큰 사이즈로 프린트한 뒤 배경으로 설치해 촬영한 작업이다. ‘투명함’을 상징하는 투명 레이어 이미지는 불투명한 재질에 전사돼 사진 스튜디오 안에서 배경화면의 역할을 수행한다.
소위 ‘누끼 딴’ 이미지처럼 보이는 사진 결과물은 다른 의미의 ‘투명함’을 야기하지만 배경면과 바닥면이 맞닿는 굴곡은 배경 한가운데 자리한 털복숭이가 어디에 존재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지체시킨다. ‘투명함’은 사진이 포착하는 세계에서 공기처럼 사방에 흩어져 있는 반면 컴퓨터 작업환경에서는 격자무늬 패턴을 통해 식별된다. 나는 각기 다른 투명함을 사진을 통해 평평하게 압착시킨다.